레즈 우슈 Les Houches (1010m) -> 보자 고개 Col de Voza (1653m) -> 벨뷔 Bellevue (1801m)
샤모니에서 배를 채우고 필요 물품을 구비한 후 우리는 뚜르 드 몽블랑의 대표적인 클래식 코스(프랑스에서 이탈리아로 가는 시계 반대방향 코스)를 진행하기 위해 샤모니-몽블랑의 인근 마을인 레즈 우슈로 출발했다.
레즈 우슈로 가는 대표적인 방법은 무료 셔틀버스를(20분 소요) 이용하는 것인데, 캠핑용품점에 가스를 구매하러 가면서 직원이 버스 정류장을 표시해준 지도를 버려버려서 정류장을 찾느라 한참 길을 헤맸다..ㅜㅠ

관광안내소까지 다시 가기는 귀찮고 결국 시간에 쫓겨 친절한 독일인 부부를 따라 샤모니 중앙역에서 출발하는 버스를 이용했는데 유료이고(인당 5유로? 정도였던 거 같음) 무료 셔틀버스보다 들머리에서 떨어진 곳에 내려주어 고생을 했다...
(여기서부터 우리가 제대로 계획하고 알아보고 오지 않은 것에 대한 후회가...)


뚜르 드 몽블랑 환종주 반시계 방향의 시작점인 마을이라 숙박시설이나 레스토랑들이 제법 보였지만 비시즌이라 대부분 문을 닫은 상태였다. 5월 말 6월 초의 이곳 날씨는 공기는 차갑고 햇살은 뜨거운 우리나라 가을 날씨 정도

마을에서 오른쪽으로 벗어난 후 보자고개 까지는 정말 평화롭고 고요한 평원으로 계속 이어진다.


해발 600미터 이상 올라가는 오르막길이지만 새하얀 몽블랑 산군을 배경으로 펼쳐진 야생화 가득한 평원을 보고 있으니 그저 눈이 즐겁고 마음이 즐거워 둘 다 사진마다 입가에 미소가 가득하다.

중간중간 오픈하지 않은 작은 레스토랑도 있었는데 그저 모든 것이 알프스와 어울어져 그림같았다.

(보자 고개에는 원래 레스토랑과 케이블카가 운영하지만 비시즌이라 천막들로 덮여 있어 빨리 지나갔다.)
보자 고개에서 벨뷔까지도 꽤 걸어가는데 시야 트인 평원이 아닌 꼬불꼬불한 산길도 제법 걷는다.

그리고 계속되는 오르막길에 지치고 산길이 지겨워 갈 때쯤, 점점 해발이 올라가면서 극적인 전망과 푸른 초원이 펼쳐졌다.

시즌에는 케이블카를 타고 올 수 있는 곳이지만 뷰를 마주하는 순간 가슴이 벅차오르는 기분을 만끽하기 위해 다음에 다시 온다 해도 걸어오고 싶을 정도로 멋진 풍경이었다.

영상도 찍고 사진도 많이 찍고 다시 어플을 보며 미아 주 산장을 향해 길을 따라가는데 한참을 내려갔을까..
뭔가 이상한 느낌에 다시 지도를 보니 마을로 향하고 있었다. 다시 찾아보니 좌표 설정을 잘못했던 것.
우리는 Komoot라는 어플을 사용해서 루트를 찾아가는데, 출발 전 찍었던 미아 주 산장이 마을 근처에 있던 다른 곳이었고 이미 우리는 원래 경로를 많이 벗어나 버렸다.

몽블랑의 산장들은 지명을 따와서 이름을 정하는 곳이 많은데 그 지명을 쓰는 곳이 많았던 것이다..ㅜㅠ
결국 시간은 늦어져 버리고 미아 주 산장까지 가는 것은 무리라고 판단, 괜찮은 박지를 찾아 하룻밤 백패킹을 하기로 했다.
경로를 정하는 건 내 몫이었는데 경로를 벗어나 버리게 되고, 결국 산에서는 누구보다 감이 좋은 오빠가 근처 괜찮은 텐트 칠만한 곳을 찾아갔는데 한 한 시간쯤 걸었을까?
곧 일몰이 다가올 거 같은 무렵 오빠가 여기라며 찾은 자리...

촉박한 일정에 시작부터 경로 이탈을 크게 해 버려 너무 속상했는데
미아 주까지 가지 않은 게 다행이었다고 생각될 만큼 완벽한 박지였다. (역시 우리 오빠 최고라며❤️ )

도착해서 텐트를 치고 나니 여명이 보이고 새하얗던 알프스는 분홍빛으로 물들어 그저 미쳤다는 말로밖에 표현 할 수가 없었다.
신혼여행 첫날밤을 보내는 장소로 그저 완벽했다.

스위스 알프스는 원칙적으로 야영 금지이나 생존과 직결된 경우인 만큼 일몰 후 일출 전에는 눈감아주는 경우가 많다고 하며 사실 비시즌에는 사람도 없고 워낙 넓어 관리가 불가한 듯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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